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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나아지는 운동

당신도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수 있다. 첫 풀코스 도전/연습방법

by 어제보다오늘은 2021. 4. 30.

완주메달

오늘은 저의 달리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 해볼까 합니다. 

사실 이게 저의 첫 운동 카테고리의 첫 글입니다. 

저는 2019년 11월 3일에 서울 JTBC 국제 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완주했습니다. 

제가 마라톤을 준비하면서 어떤 마음을 가지고 달렸는지, 어떤 연습을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마라톤 풀코스를 도전하게 된 계기

저는 매일 반복되는 교대근무의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일을 시작한지 6개월이 넘을 무렵에 매일 톱니바퀴처럼 똑같은 일을 하는 게 정말 고단하고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저는 오현호라는 사람이 쓴 "부시 파일럿"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 책을 보면 파일럿에 도전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다룬 책인데 거기서 그 분이 하시는 말이 "인생에서 반드시 도전해 보아야 할 두 가지 일이 있다고 말하는데 그게 책을 쓰는 것, 그리고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거였습니다.

항상 변화를 갈망하던 저에게 "마라톤 풀코스를 도전하면 내 생각과 삶이 뭔가 바뀌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인터넷에 들어가 신청 가능한 마라톤 대회가 뭐가 있나 보던중에 3개월 뒤에 열리는 가장 큰 국제대회인 JTBC마라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혼자서 하면 성공하지 못할것 같은 나약한 마음이 들어 친구 한 명을 꼬셔서 같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연습 과정 

일단 42.195km를 뛰려면 10키로 정도는 뛰어보아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전에 저에게 달리기 해본 경험은 군대에서 뛰는 3km 뜀걸음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5킬로를 달려보자!라고 생각하고 나이키 런 어플을 다운로드하고 회사 기숙사 앞을 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5키로를 달리는데 10번을 넘게 쉬었습니다. 체력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가장 문제점은 페이스 조절을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신이나서 1킬로 페이스를 4분대로 가져가 버리니 그다음에는 계속 달리다가 멈추다가 달리다 멈추다를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페이스를 조절해야되겠구나 라고 생각을 가지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10km의 벽

1달이 넘는 시간동안 연습을 했는데 10km를 넘기는 게 너무나도 힘이 들었습니다. 

저 스스로 뭔가 한계라고 생각이 들어버리니깐 10km를 넘게 달리는 게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목표를 15km로 잡고 달렸습니다. 

그렇게 생각만 바꿀 뿐이였는데 그다음 날 10km를 달렸습니다. 거의 한 번도 쉬지 않고요. 

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경험입니다. 20km를 달려본 사람과 30km를 달려본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본인의 느낌과 경험이 다르기에 몸에서 주는 신호가 어떤 느낌인지 알고 모르고의 차이이지요. 

그 경험을 한번 해버리면 그다음부터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내가 20km는 무조건 달릴 수 있겠구나 이렇게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 도전하시는 분들은 30km까지는 달려보고 대회에 나가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부상

대회를 2개월 정도 남겨두고 오래달리면 자꾸만 무릎 바깥쪽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무릎이 아파서 15km 이상을 달리기 힘들었습니다.  장경인대염이라고 무릎 옆으로 인대가 허벅지 안쪽과 이어진 게 있는데 그 부분이 자꾸만 달리면 무릎뼈와 마찰이 되어서 염증이 생겨 아픈 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아 완주할수 없는 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 

1달을 쉬고 여러 유투브를 보고 나서 무릎에 스포츠 테이핑을 하면 조금 괜찮아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달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연습했지만 대회날에 무릎이 아파서 포기할까 봐 20킬로 이상으로 달리지는 않았습니다.

 


마라톤 풀코스 대회 날

대회 당일날 저와 친구는 ktx를 타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대회전날 아침에 먹을 바나나 한송이을 먹고 아침 잠실경기장으로 향했습니다.

만 5천 명이 참가한 큰 대회여서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처럼 보이는 사람들, 여러 번 달려본 경험이 있는 고수분들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 (완주 경험이 없는 사람)은 맨 뒤에서 달리고 기록이 좋은 순서로 앞에서 달리기 시작합니다.

대회가 시작되고 저와 친구는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어느정도 달려야 하는지 몰라서 완주를 목표로 10km 1시간 페이스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정말 맨 뒤에서 달려서 완전 초보자 분들과 같이 달렸습니다. 

10km를 넘기면서 한 두 명씩 처지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친구랑 말한 게 아파서 포기하게 되는 게 가장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연습을 하다 보니 호흡이 문제가 아니라 몸이 아픈 게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20km 구간

이제 조금 힘이 들기 시작했고 여기까지는 연습했던 경험이 있어서 할만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날씨는 더웠고 저는 슬슬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20km~30km 구간

이때부터 뇌에서 자꾸만 그만하고 싶다고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옆에서 포기한 사람들을 보면 자꾸만 저도 그만 포기할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옆에 같이 도전하는 친구가 있어서 제가 포기해버리면 이 친구도 포기해버리지 않을까 봐 그냥 참고 달리기를 이어갔습니다.

30km ~

이때부터 정말 생 지옥이 시작되는 것 같았습니다.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고 발, 무릎, 어깨 그냥 내 몸이 아닌 기분이었습니다. 이때부터는 그냥 깡으로 달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달리다가 쉬고 달리다가 쉬 고를 반복했습니다. 이제 저의 친구도 너무 힘들다고 이야기했고 음료수와 바나나 주는 구간에서 쉬는 시간이 길어졌고 남은 에너지 젤리를 먹으면서 버텼습니다. 

30km 후반 ~ 42.195km 

이때 1km가 이렇게 멀어 보인적이 처음이었습니다. 

5시간 이후에 들어오면 완주메달을 받을 수 없어서 친구랑 저랑 서로 등을 밀어주면서 달렸습니다.

그리고 서로 할 수 있다고 우리 완주할 수 있다고 계속 말하면서 달렸습니다. 중간에 동호회분들이 주는 콜라와 레몬 청을 받아먹으면서 얼굴이  시뻘게 져서 달리는데 정말 인생 최고의 경험을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달렸습니다. 

잠실 체육관이 보이기 시작하고 완주할수 있다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정말 이 꽉 깨물고 달렸습니다. 

그리고 저와 제 친구는 완주에 성공했습니다.

대회 출발 전


마라톤 완주 이후 달라진 점 

마라톤 완주 이후에 저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정말 힘든 구간에서 이겨냈다는 기억이 제가 도전하는 모든 일을 할 때 비교할 수 있는 비교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힘든 마라톤도 완주했는데 이 정도 일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 그리고 평생 자랑할 수 있는 추억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2020년에도 또 도전하려고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서 대회가 취소되고 지금은 5킬로 달리기 할 때도 힘들어서 몇 번을 쉬곤 하지만 

그때를 추억하면 정말 후회 없는 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라톤 풀코스를 도전하고 싶거나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저는 꼭 도전해보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도 2개월 연습하고 완주했으니깐요, 본인이 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에 성공하면 불가능해 보이던 일들도 이제는 가능한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바뀌게 됩니다. 

꼭 도전하세요. 그리고 꼭 성공하세요.!

완주하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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